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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R Tip] 변화하는 인재 전략: 이중경력제(Dual Track)의 성공적 도입 조건

FMASSOCIATES2025-05-22조회 403

연구개발 인력을 관리하는 조직에서 흔히 마주하는 고민 중 하나는 우수한 성과를 내는 연구자가, 반드시 좋은 관리자가 되는가에 대한 것이다. 뛰어난 성과로 승진했지만, 오히려 관리자 역할에 대한 부담감을 느끼고 연구 몰입도가 저하되면서 이전만큼의 성과를 내지 못하는 사례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과거에는 관리자가 되는 것이 유일한 길이며, 관리자가 되어야만 조직 내에서 인정을 받는 것이기 때문에 일방향적인
인재육성 체계가 당연한 것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기술 중심 조직일수록 전문성은 곧 경쟁력이므로, 구성원이 각자의 강점을 살리며 성장할 수 있는 유연한 경력 경로를 설계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에 대한 해답 중 하나인 ‘이중경력제(Dual Track)’는 해외 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이미 보편적인 제도로 자리잡았다.
이중경력제는 주로 조직 차원에서 특정 분야에 대한 전문성을 갖춘 인재의 이탈을 방지하고, 조직 내 기술력을 유지하기 위한 목적으로 운영되어 왔다. 그동안은 이러한 목적 하에 제도의 도입 자체에 중점을 두었다면, 최근에는 어떻게 체계적으로 운영하고 조직 내에 안착시킬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이를 보다 구체적으로 이해하기 위해 실제 기업의 사례를 살펴보자. 연구직 중심의 한 기업에서는 이중경력제와 유사한
취지의 제도를 이미 운영하고 있었으나, 구성원들이 해당 포지션을 전문가로 인정하기 보다는 오히려 역량이 부족해서
밀려난 것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이러한 인식이 형성된 배경에는, 전문가 포지션을 조직과 동떨어진 상태에서 운영함으로써 리소스 활용에 제약이 있었고, 팀원을 둔다고 하더라도 평가권이 부여되지 않아 영향력을 발휘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이슈 상황에서 이중경력제를 성공적으로 안착시키기 위한 조건에는 무엇이 있을까?

 

첫째, 전문가 트랙에 대한 기대역할을 구체적으로 정의한다.

 

앞서 언급했듯이, 이중경력제의 도입은 자칫하면 도피처로 인식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단순한 호칭 구분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으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전문가 Position에 대한 기대역할 정의가 핵심이다. 각 직군에 적합한 직무전문성 Level에 대해 지식/스킬 수준과 문제해결력 요건을 구체화하고 차별화해야 한다.

예를 들면 각 Level에서 요구되는 핵심역량, 전문지식 수준, 프로젝트 리딩 경험 등을 상세하게 정의하고 전문가로서의 검증 과정을 마련하는 것이다. 이러한 과정이 기반이 되어야 비로소 구성원들은 해당 Position을 전문가로서의 역할을 인정할 수 있게 되고, 전문가 스스로도 자신에게 맞는 트랙을 선택하고 그에 따라 체계적인 커리어 계획을 수립할 수 있다. 이는 단순한 경력 관리 차원을 넘어, 구성원의 직무 만족도와 몰입도를 높이고, 장기적으로는 조직에 대한 충성도 향상으로도 이어지게 된다.

  

 

둘째, 조직 내 전문가 트랙의 Position의 위계를 명확히 설정한다.

 

전문가 Position이 조직 내에서 실질적인 권한을 행사하기 위해서는 특정 분야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프로젝트를 리드하는 역할을 하되, 팀장의 조력자로서 팀에 소속되어야 한다. 다만, 프로젝트 관리자에 대한 부담은 최소화하기 위해 산하 파트원을 직접 평가하지는 않고, 대신 팀장에게 평가의견을 전달하는 방식으로 파트원에 대한 팀장의 평가와 피드백을 지원하는 역할을 부여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트랙 간 형평성을 고려하여 HR 제도를 설계한다.

 

전문가 트랙과 관리자 트랙 간 승진 기회나 보상 수준에서 현저한 차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트랙별로 승진 및 평가 프로세스, 보상 항목 등을 차별화하는 것은 가능하되, 형평성을 고려하여 트랙 선택에 따른 유불리가 발생하지 않도록 제도를 설계해야 한다. 하나의 트랙이 더 우위에 있는 상태로 제도가 운영되면, 본인의 의지대로 트랙을 선택하지 못하게 되고 결국에 제도도 무의미해질 수밖에 없다.

 

기존의 보편적인 승진 구조에서는 관리자가 되는 것이 조직 내 성공의 상징으로 여겨졌기 때문에, 전문성을 기반으로 전문가 트랙을 선택하였음에도 역량 부족에 따른 회피로 오해받는 경우가 생긴다. 이러한 인식이 자리 잡은 조직에서는 이중경력제가 본래의 취지대로 운영되기 어렵다. 구성원들의 인식을 전환하기 위해서는 CHRO가 조직 내 리더에게 제도의 취지를 충분히 인지시키고, 조직에 전파시킬 필요가 있다. 더 나아가, CEO가 제도 운영의 방향성을 명확히 하여 구성원과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것도 효과적인 접근이 될 수 있다. 아무리 잘 만들어진 제도라고 할지라도, 제도에 대한 구성원의 이해와 신뢰 없이는 제대로 정착하기 어렵다. 리더의 지속적인 의미 전달과 소통이 뒷받침될 때, 이중경력제는 진정한 인재 육성 전략으로 지속될 수 있다.

 

 

에프엠어소시에이츠 김세연 수석 컨설턴트
sy_kim@fma-consulti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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